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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사람들/나의 도전 이야기

OO을 팔아 계층 상승을 이루는 현상

by 닷라인웨이 2024. 6. 8.

지금 한국의 트렌드는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었다는 것을 selling 해서 유명해지고 떼돈을 버는 현상 자체인 것 같다.

유튜브가 대중의 미디어로 자리를 확고히 잡았는데, 연예인급으로 급상승하는 유명 유튜버들의 사례를 보면 그 도약의 시점에 꼭 OO 팔이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30이 넘었으면 청소년기부터 20대까지 나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펼쳐진 상황들 속에서 살았더라도 그런 기억과는 연을 끊고 오로지 자신을 믿고 경제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OO 팔이는 자칫하면 약점이 되어 자신이 휘둘렀던 무기가 도리어 자신을 향해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OO 팔이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것이 영악스럽지 못한 어리석은 신념인가 싶기도 하다.

 

나의 학부는 홍익대학교다. 09학번 현역이다. 그래도 나는 학부가 딸린다고 생각한 적이 그렇게 많지 않다. 왜냐면, 나는 일반적인 중고등학생 루트를 타고 이름 알려진 인서울 대학에 합격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 입시에 대한 정보도 없어서 정시 3개 안전빵 2개 해서 총 5개 학교를 합격했다. 원서질을 정말 못한 것이다. 또한, 그 당시 학생 수준은 지금의 학생 수준과 차이가 많이 난다. 5~6년 후배들부터 수준이 확 떨어진다는 것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안다. 지금의 홍익대와 그때의 홍익대를 동일 선상에 놓고 보아서도 안 된다.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다.

 

좀 더 풀어볼까. 당시에는 지금처럼 스마트폰도 없었고, 태블릿이나 휴대하기 좋은 가성비 노트북도 없던 시절이다. 중3 때 집안이 쫄딱 망해서 경매로 집이 넘어가고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었다. 친가 친척이 부자여도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아무튼 그렇게 나는 중3부터 고3까지를 대중교통(버스) 시간만 왕복 5시간이 걸리는 통학을 하며 학교를 다녔다. 중3, 고1 때는 공부에 아예 시간을 쓰지 못했고, 고2부터 몇 권의 문제집과 EBS를 보며 알아서 공부했다. 당연히 절대적인 공부 시간은 일반적인 학생들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체육 시간에 몰래 다른 장소에서 영어 모의고사 시험지를 공부하기도 하고, 남들 나가 노는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공부했다. 더 짠내 나는 스토리가 무궁무진하지만 여기까지 풀어보고, 암튼 나는 이런 배경이 있기에 홍익대라는 학부가 전혀 부끄럽지 않다.

 

홍익대에 원서를 쓴 것은 부친의 욕심 때문이었다. 건설업계 관련 사업을 하는데, 그 당시는 몰랐지만 개인의 욕심을 나에게 투영시킨 듯하다. 작은아버지라는 사람은 홍익대 출신으로 외국계 은행을 다니기도 하니 홍익대를 나오기만 하면 뭐가 될 줄 알았나 보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홍익대를 졸업했다. 재수 삼수까지 해서 들어온 사람들도 있었던 만큼 미술과 건축 분야에 특화된 대학이기에 09학번 기준으로는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지금 다니는 대학의 학생들과 협업을 해 보면서 더 확고해졌다. 내 친척 동생은 중앙대 나온 간호사이고 이모가 잘난 척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간호대 출신 학생들은 똑똑한 줄 알았는데, 여기 대학의 간호 출신 학생을 경험해 보니 완전 아니었다. 다 차려놓은 상에 숟가락만 얹으려고 하고, 이해력도 부족하고 실력은 없는데 자존심만 쎄서 협업을 할 이유가 없다. 이건 고려대, 카이스트 학생들과 협업을 하면서 더욱 크게 차이가 느껴진 점이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자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는 것이 어이가 없다.

 

결론. 홍익대를 다닌 것은 내 선택이 아니었기에 불만이 가득한 대학 생활이었는데, 여기 대학원은 내가 선택한 것이니 불만은 없으나 선택을 잘못한 것 같다. 

 

그냥 전공 살려서 대학원을 바꿔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이걸 전공해서 내가 사업을 할 수 있을지도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내 전공이 한국에서는 해 봤자 국가직 아니면 감정평가사 이런 쪽으로 나가는 게 최선이라 버리려고 했지만, 미국에 갈 거면 오히려 이 전공을 살리는 게 유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하게 편입이던 재수 삼수 사수던 해서 서연고를 갔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이것저것 해 본다고 어정쩡하게 학점 낮게 홍익대를 졸업한 것이 지금까지 발목을 잡는 것을 보면, 1년 2년 돌아간다고 해도 길게 보면 더 나을 수도 있다. 어차피 사업해서 돈 벌려면 전공에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돈 되는 도메인, 그리고 적당한 적성이 필요할 뿐이다.

 

OO을 팔아 계층 상승을 이루는 것 말고 내 역량으로 공부하고 연구해서 사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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