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나를 볼 때는 아마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사람인 줄 알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정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해야만 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공부하는 게 가장 쉽다.
그런데 나는 공부만 할 수 없다.
학부 졸업이 늦어진 것도,
남들에게 보기 좋은 취업 자리를 여럿 퇴짜 놓거나 금방 퇴사한 것도,
전부 먹고살 길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
내 언니는 미술을 전공했고,
내 동생은 음악을 전공했다.
그리고 무한한 편애를 받고 자란 남동생은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산다.
누가 보면 집이 잘 사는 줄 알겠다.
전혀 아니다.
나는 중3부터 제대로 의식주 해결도 어려웠고,
공부도 독학, 사업도 독학, 내가 해 온 모든 것을 독학해서 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길에서
정말 치열하게 살았기에 나 자신에 대한 후회는 거의 없지만,
단 하나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입증을 할 경력이 없다는 것이다.
매일 5시간 대중교통 통학하며 중고등학교 다님, 인서울학사학위, 영상 기획, 촬영, 편집, 출연진 섭외, 창업 아이템 개발, 국가 자금 펀딩, 돈 없이 무언갈 만들어내기, 용역 섭외, 계약서 작성, 기타 연주, 드럼 기본 박자는 침, 도면 스케치, photoshop, illustrator, 프리미어프로, 파이널컷, 그 외 다양한 툴 사용, 자잘한 알바, 주식 공부, 사업 공부 등, 더 많지만 지금 생각나는 것만 적었다.
→ 이게 내 20 중반까지 기른 스킬이다.
달러 벌기, 공기업 취업했다가 금방 퇴사, HTML/CSS, 웹사이트 개발, Java, 영상 제작, AI 공부(국비), 자잘한 장사, 사기업 취업했다가 금방 퇴사, 대기업 업무 수준에 실망하고 노션 변경해서 AI 대학원 입학, 학교만 다니고 있을 수 없으니 사업으로 확장할 만한 여러 프로젝트 병행, 여러 대표님들/엑셀러레이터 컨텍, 미국만 바라보다 노션 변경해서 캐나다 준비(워킹비자 올해 나옴), 아이템 개발 중(졸업은 해야 하니 잠시 보류 중), 사업자등록, 사업용 사무행정 처리 등, 이것도 지금 생각나는 것만 적었다.
→ 이게 내 30 중반까지 기른 스킬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정말 말도 안 되게 힘든 일들이 겹겹이 겹쳐와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강아지 6개월마다 응급 수술/진료 (이게 말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강아지 데리고 병원 왔다 갔다 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기숙사 된 줄 알고 자취집 뺐는데 아니어서 오갈 데 없어짐 (학교에서 행정 실수가 있었던 것 같음)
집에서 학교 못 다니게 하려고 방해.
협업 없는 연구실 환경은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어려움.
남동생 사고 치는 게 일상.
전세사기 당함 (이게 올해 상반기인데, 나 정도 정신력이니까 정신과 안 가고 버텼지 진짜 사람 살 일이 아님. 근데, 우울증 근접까지 갔던 듯, 챙피하게 툭하면 울었음.)
학과에서 요구하는 졸업요건 중에 특허가 계속 밀림.
마지막 학기 학점 개 망침 (시간이 없어서 수업에서 요구하는 걸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었음. 교수님 죄송합니다.)
한국 학계의 권위라는 게 뭔지 실용적 관점에서는 참 어려움 (난 꽤 어릴 때부터 왜곡된 유교사상에 반감 있음).
국제 학회 submission 해 보고 졸업하고 싶은데, 이런 상황들 때문에 더 스트레스.
→ 이게 내 석사 기간 동안 일어난 일들이다. 그래도 그 와중에 종합시험은 합격해서 한고비는 넘겼다. (더 큰 산이 남아있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버려야 할 것과 취해야 할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은 사업가에 걸맞은 자질이다.
어찌 보면 내 설계대로 자질적인 것은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스킬이라고 해 놓은 것도 전부 독학이다. 혼자 방법을 찾아내고 실행하고 결과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가진 환경에서 이런 것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잠 줄이고, 안 챙겨먹고, 안 놀고, 안 씻고해서 아낀 시간들을 부은 것이다.
경력이야 아쉽긴 한데, 좋은 자리에 취업이 되면 1년은 채울 생각이고,
취업보다 사업이 더 순탄하다면 병행을 하거나 사업을 하거나 할 생각이다.
사업을 한다는 것.
남들한테는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에게는 해야만 하는 것이다.
아 할 게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
주저리 이런 글이라도 하나 써야 좀 풀릴 것 같아서 남긴다.
사기꾼 처단해야 하니 시간이 정말 없는데, 학회 포스터도 기한 안에 해야 하는데 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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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님,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항상 바쁘신 것 같아 개인적으로 연락드리면 번거로우실까 싶어 보고를 최소화했던 것인데,
앞으로는 원격으로라도 자주 보고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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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UNA MATATA
빽없이 성공할 확률은 나도 모르겠다. 그냥 해 보는 거다.
(결혼이니 출산이니 그런 말 하지 마세요 꼰대님들.
이수영 회장, 이길여 총장 같은 분도 있잖아요.)
두서없는 글이지만, 시간이 없다.
아, 스트레스 만땅이니 간식이 땡기는데, 어릴 적 작은아빠가 미국에서 사다준 맛있는 신맛이 강했던 젤리가 생각난다.
일본에서 먹은 다코야끼, 초밥 진짜 맛있었는데, 또 가고 싶지만 지진날까봐 무섭네.
쿠팡에서 솜사탕이나 주문해야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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