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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사람들/나의 도전 이야기

강아지를 13년 키우다보니 수의학, X-ray에 대한 의문이 증폭된다.

by 닷라인웨이 2024. 10. 14.

대학생 때 학교 커뮤니티를 통해 6개월령에 입양한 13살 수컷 강아지와 가정견으로 태어난 그의 딸 12살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강아지들이 어릴 때는 순 돌팔이 같은 병원만 있어서 전혀 믿음이 안 갔는데, 그래도 요즘은 수의사들이 먹고살기 위해 전문적인 정보들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시대이다 보니 서울대 출신(네트워크에서 오는 정보의 질 차이)이거나 미국 대학원 수련 경험(최신 기술 지식과 경험)이 있는 수의사이면 실력이 좋을 줄 알았다.

 

2차 병원만큼의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가장 실력이 좋은 의사에게 수술을 받기 위해 정보를 찾고 강아지를 데리고 힘들게 먼 거리를 이동해 진료를 보고 수술을 맡겨보니 겉보기에만 개선된 것 같아 보일 뿐, 껍데기만 번지르르한 것 같다.

 

우리 공주는 1년 전에 눈(흔히 체리아이라고 하는 것) 수술을 했고, 재발하여 6개월 만에 또 수술을 했고, 3개월 전에는 배를 개복(자궁축농증이라 했지만 꺼낸 자궁을 보니 염증은 없어 보였고 자궁이 늙어있을 뿐으로 보였다)하는 수술을 했다. 그리고 이번 추석에 십자인대가 파열되어 TPLO(뼈 곡선으로 잘라서 쇠붙이로 이어 붙이는)라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는 상태이다.

 

이번에 인대가 파열된 것은 3개월 전의 자궁 적출이 큰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중성화를 하면 식욕 조절이 되지 않아 급격하게 살이 찌기 때문이다. 수술 후 회복이 될 때까지 산책을 하지 못하다가 이제 슬슬 산책을 약하게 하고 있던 상태였는데, 추석에 친척 강아지들이랑 다른 동네의 큰 공원을 방문했다가 깊은 잔디에 발을 디딘 후 바로 주저앉아 버렸다. 참 어이없는 상황으로 십자인대를 다친 것이다. 비만, 운동 부족 상태였는데 애가 새로운 곳에 가서 흥분한 상태였기에 발을 한 번 헛디딘 것으로 인대가 끊어진 것이다.

 

이번에도 분야의 전문의를 찾아갔다. 동네 병원이나 24시 병원에 가봤자 돈은 돈대로 쓰고 애만 힘들게 할 게 뻔하니까. 정형외과 전문의 타이틀과 10년 이상의 임상 경력이 있는 원장의 진료를 봤는데, 촉진에 대한 말은 일절 없고, X-ray 사진을 보여주며 뼈의 각도가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가 다른 것을 보여주며 십자인대가 끊어졌다고 했다. 그리고 X-ray 만으로는 부분 단열인지 완전 단열인지는 모르고 수술 시 열어봐야 안다고 한다.  (이게 말이야 방구야. 촉진도 진료 다 끝나고 비용 청구된 거 보고 알았다. 권위의식만 가득해가지고.) 그리고 간 수치가 수술할 때마다 높아져 MAX를 보이는데 수술로 돈 버는 의사들은 하나같이 간 수치 높아도 괜찮다고 한다. 

 

영상 장비를 큰맘 먹고 좋은 기계로 들였다고 홍보 멘트를 내던지면 뭐 하나. 진단을 내리는 의사의 진단에 신뢰를 가질 수가 없는데. X-ray 검사를 하는 것이 보호자에게 육안으로 증거를 만들고, 수술을 전제로 수술 부위에 대한 계획과 시뮬레이션을 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촉진(drawer test)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이면 x-ray는 왜 찍어서 보여주지? 십자인대를 살펴보려면 MRI를 찍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강아지가 사람처럼 가만히 못 있으니 진정제나 마취제를 투여하고 찍어야 하니 MRI가 강아지에게 적합한 영상 도구인지도 의문이 든다.

 

내가 이러한 진단을 믿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공주는 전형적인 증상과는 다른 점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대학원 일정 때문에 급하게 방문한 병원에서 당일 개복 수술을 시킨 것도 후회가 되는데, 뼈를 자르는 수술법이 경사를 완만하게 만들어 주어 관절의 통증을 없애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뼈를 잘라야 한다는 논리를 따라야 하는 것이 맞는지?

 

수의사의 진단을 못 믿겠으니, 비지도학습으로 정확도 높은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동물병원에 갈 때마다 든다. 이러다가 영상의학 쪽으로 기술 개발하게 되려나 모르겠네.

 

(요즘 너무 바빠서 이 블로그는 전혀 업데이트를 못하고 있는데, 이건 꼭 남겨둬야겠다 싶어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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